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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트의 서비스는 줄눈시공이 완료되고 난 이후부터 시작입니다

    가끔은 어깨의 무거운 짐이 나를 힘들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변의 세찬 유혹으로부터 흔들리지 않게 해 주는 효과도 있더라.

    줄눈시공은 재구매가 일어나기 힘든 구조이다

    줄눈시공에 만족한다면 몇 년이고 잘 사용하고 있을 것이고 만족하지 못한다면 두 번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폴리우레아 줄눈이든 에폭시 줄눈이든 시공 후 고객에게 연락을 하기가 쉽지 않다.

    줄눈시공 경력이 좀 되면 제아무리 시공을 잘 하더라도 하자의 발생 위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특히 폴리우레아 줄눈의 경우 더 그렇다.

    욕실의 경우 물이 자주 고이는 바닥 배수구 주변이 그렇고 타일의 시공상태가 불량인 경우도 그렇다.

    그럼 에폭시 줄눈의 경우는 그렇지 않냐? 그렇지도 않다.

    에폭시가 내구성이 좋다고 하지만 타일 자체가 움직이는 힘은 에폭시 할애비라도 견디지 못한다.

    내화학성이 있다고 하지만 락스에 오랫동안 노출이 되었다면 변색이 올 수도 있다.

    그러니 괜히 고객관리 한답시고 전화했다가 AS 요청이나 줄눈제에 대한 실망을 듣는다면 마치 긁어서 부스럼 만든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쉽다.

    고객에게 줄눈시공 후 오래도록 잘 사용하려면 3가지가 충족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 드린다.

    첫째, 타일 시공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타일 시공이 불량이면 기초가 흔들리는데 어찌 줄눈이 멀쩡할 수가 있겠습니까?

    둘째, 저희 같은 시공자가 시공을 잘 해야 합니다. 이것은 오롯이 시공자의 몫입니다.

    셋째,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욕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기가 어렵지만 샤워 후 물이 고이지 않게 배수구 쪽으로 물을 쓸어 보내고 건조하게 사용하시면 오래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 조건은 자신이 있지만 첫째, 셋째 조건은 시공자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줄눈시공 후 백화현상이라도 생기면 덤탱이 쓰기 딱 좋다. 줄눈시공의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객 관리를 해야 한다

    고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합리적이고 감성적이다.

    줄눈시공 때 이것 저것 더 해 달라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도 막상 시공이 완료된 이후에는 잊고 사신다.

    색상 선택에만 몇 시간씩 고민하고 여기 더 채워달라, 저기가 튀어나온 것 같다고 매의 눈으로 감독하던 젊은 고객도 얼마 지나지 않아 까맣게 잊고 지낸다.

    에펠탑이 그렇다고 하지 않던가? 망각의 동물이기에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혹시 고객의 실망을 듣게 될까봐, AS 요청이 있을까봐 지레 겁을 먹고 고객 관리를 하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차별화의 방법들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고객관리만큼 기본이 되는 것이 있을까 싶다.

    비록 줄눈시공이 약간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런 전화나 문자 하나 만으로도 고객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래. 뭐 영원한 제품이 어디 있겠나? 쓰다 보면 낡아지고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 라고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반대로 우리의 시공에 고객이 정말 만족했고 감동했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매일 줄눈을 보면서 만족해 하고 감사함을 잊지 않을까?

    불 같은 화를 내며 두 번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는 고객이 있다면… 있을까?

    이런 연락을 해야 하는 이유는 고객이 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 있음의 신호(Heart Beat)를 보내면 그제서야 고객은 기억을 한다.

    영업이 그렇다고 배웠다.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모르고 어느 가지에 꽃 필 지 모르니까 꾸준히 씨를 뿌려야 한다고 배웠다.

    줄눈이 재구매가 일어나기 힘든 구조라고 했지만 모든 고객이 한 번 입주하면 평생 그 곳에서 살겠는가?

    언젠가는 이사를 할테고 주변의 누군가는 이사를 하지 않겠는가?

    강한 자가 살아 남는게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고 독일의 한 시인이 지은 싯구다.

    그렇기에 우린 살아 남아야 하고 살아 남기 위해 이런 차별화의 노력들을 해야 한다고 나는 말한다.

    당장의 눈앞에 이득을 쫓기 보다 긴 호흡으로 멀리 보고 가자

    줄눈시공 후 5년이 지난 서면아이파크 고객으로부터 AS 요청을 받은 에피소드를 소개 한다.

    고객이 AS를 요청하기 전 첫 물음은 “여전히 줄눈 일은 하고 계십니까?” 였다.

    이 질문에 Yes 라는 답변이 아니면 그 이후에는 이야기가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내용인 즉 이랬다.

    줄눈이 떨어졌다거나 하는 AS 요청이 아니라 싱크볼을 교체하니 서비스로 해 줬던 싱크볼 테두리를 해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당연히 해 드릴 수 있지만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니 기꺼이 지불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얼마냐고 물으시길래 교통비 정도로 1만원은 약하고 3만원은 많은 것 같으니 2만원만 청구하겠다고 하니 5만원을 주시겠단다.

    나는 적게 받겠다. 고객은 많이 주겠다는 아주 이상한 실랑이가 있었다.

    또 다른 에피소드도 있다.

    이 정도면 최소한 나쁜 이야기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작은 일을 열심히 해야 돼 – 고(故) 노무현 대통령

    그래야 큰 일을 맡겨 준다고 하시더라.

    모르는 것이 아닌데 왜 안할까?

    시스템을 만들어서 습관화 해야 하는데 잊고 있었다. 나도 사람이었다.

    2025년 들어서 줄눈시공을 한 지 1년이 지난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자를 보내기 전 몇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첫째, 1년 전 오늘 어느 집에 어떤 줄눈시공을 했는지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한다.

    캘린더 앱을 사용하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수작업으로 노트에 기재한 것들을 1년 뒤, 2년 뒤에 찾아서 안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둘째, 문자를 보내기 가장 어려운 단계 – 두려움의 극복이 남았다.

    ‘혹시라도 문자를 보냈는데 AS 요청을 하면 어떻하지?’

    ‘문자를 보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으면 어떻하지?’

    아무런 의미 없는 걱정인데도 꼭 이런 사람들이 있다.

    셋째, 바쁘다는 핑계로, 자신의 게으름으로 일을 미루는 것이다.

    문자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몇 초도 안걸리는데 말이다.

    이런 작은 일들을 극복하면 데이터가 쌓이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관리가 이루어진다면 그 이후부터 시스템이 만들어 질 것이다.

    마치 스스로 움직이는 무한궤도에 올라선 위성처럼 말이다.

    이 글은 다른 누구보다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나는 실행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만 실행을 요구했던 과거의 나를 혼내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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