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천정에서 물어 새서 윗집 욕실을 리모델링을 했단다. 이왕 리모델링을 하는 김에 ‘줄눈’ 이라는 것을 하시고 싶어 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분이 사시는 2층 주택이었다. 테라스라고 해야 하나? 마당은 확실히 아니고, 아무튼 계단을 통해 2층을 올라가니 다육식물들이 각 화분들마다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부지런하신 분들이겠다 싶었다.
시공개요
시공장소 : 부산 구서동 주택
시공범위 : 욕실 1곳
시공금액 : 200,000
현장을 소개해 주신 타일시공을 하는 분과 호형호제 하는 사이인데 ‘줄눈’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연락을 하셨단다. 감사할 따름이다. 역시 세상 착하게 살아야 해.
문제는 현장 상황을 얼렁뚱땅 대충 설명하셨다는 것이다. 욕실 크기가 보통 30평대 아파트와 비슷하단다. 내 경험상 주택의 욕실은 아파트 욕실에 비해 최소 1.5배이상 큰 게 보통인데 크기가 비슷하단다. 그리고 타일을 직접 시공하셨으면 타일 크기는 아셨을텐데 300각 타일이냐니까 300각이란다. 설마 타일시공하시는 분이 타일 크기를 모르랴? 믿었다.
에잇! 속았다. 아마 당신께서 직접 시공하신게 아닌가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타일밥을 30년 넘게 드신 분이 타일 크기를 모를 수가 있겠나?
그래도 어쩌겠나? 아마도 주변에 줄눈 하는 사람 있냐고 물으니 나를 소개해 주셨을게 뻔한데 어찌 탓을 할 수 있을까?
메지제거
다행히 타일을 시공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커터칼로도 쉽게 제거될만큼 메지제거는 쉬웠다. 타일 시공상태도 만족스러웠다. 이런 현장만 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줄눈시공
피부가 좋으면 화장도 잘 먹듯이 줄눈도 마찬가지. 타일이 잘 시공되어 있으면 줄눈도 예쁘게 결과물이 나온다. 이 댁이 그렇다.
작업 도중에 저울의 배터리가 다 되서 근처 편의점에서 건전지를 사와야 했는데 할아버지께서 손수 직접 사다 주시고 대문 밖까지 배웅해 주시면서 비타민 음료까지 챙겨 주시는 성의에 일을 하러 와서 대접받고 간다는 생각이 드는 현장이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일을 의뢰하신 사장님께 작업의 분량이 많았다며 조심스레 추가금을 요청했더니 흔쾌히 인정해 주셔서 되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었다.
두번째 현장은 아파트인데 5층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다. 항상 편할 수 만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