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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줄눈은 아직 안녕 합니까?

    줄눈시공 AS 요청

    며칠 전 창원 노블파크아파트에서 AS 요청 전화가 왔다.

    2월에 시공을 했는데 시공 후 몇 곳이 약간 줄눈이 빠진것처럼 보였지만 그냥 넘어 갔는데 지금은 줄눈이 많이 떨어져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연락이 왔다.

    순간 너무 부끄러웠다.

    시공 직후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정도였다면 도대체 내가 어떻게 작업을 했단 말인가?

    먼저 사과부터 했다. 상황이 어찌 되었던 간에 시공 후 6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줄눈이 떨어졌다면 분명 내 시공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AS 약속을 정하고 작업 현장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봤지만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2월 스케줄을 찾아봐도 기록에 없고 고객 전화번호는 항상 저장을 해 두는데 전화번호도 저장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고객은 나에게 작업을 의뢰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작업을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마도 바빠서 기록을 못했나보다 생각하며 내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착각했다고. 상담만 받고 줄눈시공은 다른 업체에 했다고.

    한편으로는 안도와 안타까움과 실망이 교차했다.

    1. 내가 시공한 현장의 문제가 아니라는 안도와
    2. 단지 가격 비교만으로 저렴한 업체를 선정해서 하자가 발생한 안타까움과
    3. 같은 줄눈시공업을 하는 업체가 도대체 어떻게 시공을 했기에 6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는지에 대한 실망

    미안해서 예의상 하는 말이지만 다음에 일이 있으면 연락 주겠단다. 말이라도 고맙다.

    알면 알수록, 하면 할수록 줄눈시공이 어렵다.

    명품 이라는 단어에 대해 고민한다.

    가격(price)과 가치(value)는 다르다.

    약간의 말장난을 하자면 가격이 높다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치가 있는 것은 가격이 높다.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면 바가지를 쓴 꼴일테고 정말 일을 꼼꼼히 잘하고 저렴하기까지 하다면 저평가된 업체를 찾은 것일 것이다.

    줄눈시공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에 적용하면 누구나가 원하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혹자는 꼴랑 줄눈시공 하면서 가치를 논하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일에 대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한다.

    나에게 오는 오더 중 인테리어업체의 의뢰가 아니면 더이상 실리콘오염방지는 추천 드리지 않는다. 특히 욕조 부분은 실리콘오염방지를 하지 않기를 말씀 드린다.

    왜냐하면 대부분 욕조의 재질은 플라스틱이라 충격에 흔들림이 있다.

    욕조와 벽면이 만나는 마감이 탄성이 있는 실리콘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굳으면 딱딱해지는 줄눈재로 작업을 한다? 줄눈재가 깨질 확률이 상당히 높다. 하자를 안고 가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몇 년 사용하시다가 실리콘이 오염되면 실리콘을 재시공 받으라고 말한다.

    인테리어업체에겐 ‘을’된 입장이라서 강력하게 이야기는 못하지만 이런 이유로 살짝 살짝 난색은 표한다.

    이유를 설명 했음에도 시공을 요구하는 고객에게는 당연히 시공해 드린다.

    습식공간에는 에폭시계 줄눈재를 추천합니다

    처음 반짝이 줄눈을 접했을 때의 환호성을 뒤로 하고 이젠  습식공간 만큼은 폴리우레아계 줄눈재와 에폭시계 줄눈재 중에서 선택권을 드린다.

    재료 판매상에서 말하길 폴리우레아계 줄눈재는 곰팡이가 피지 않고 황변이 없으며 저수축 제품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물 때,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고 믿었던 재료가 1년, 2년 후 부끄러울 만큼 줄눈이 변해 있는 것을 본 이상 폴리우레아계 줄눈재만 고집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줄눈시공을 하고 관리를 잘 한 세대는 5년이 지났는데도 처음 시공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깨끗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크고 작은 하자들이 있었다.

    그래서 최소한 습식공간 만큼은 폴리우레아계 줄눈재가 아닌 에폭시계 줄눈재로 시공을 추천한다.

    에폭시계 줄눈재의 장점은 내구성, 내화학성, 탁월할 방수성능이 대표적이다.

    타일의 높낮이가 있더라도 최대한 타일과 평편하게 시공할 수 있고 무광 제품으로 고급스럽게 쳐 주는 등 장점이 많다.

    완벽한 재료는 없다지만 현재 시공되는 줄눈재 중에서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 바로 비용이다.

    이 비용의 지불이 아깝다면 기존의 폴리우레아계 줄눈재로 시공을 하면 될 것이고 그것조차 아깝다면 그냥 백시멘트 상태로 사용하면 된다.

    생각해보면 언제부터 반짝이 줄눈시공을 하고 살았던가?

    아직도 줄눈이 무엇인지 모르시고 사시는 분들이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줄눈이라는 것을 하시겠다면 가격이 아닌 가치를 선택하시길 간곡히 바란다.

    타협을 하자면 욕실은 에폭시계 줄눈재, 나머지 현관과 발코니는 폴리우레아계 줄눈재로 시공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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