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 번!
지금만 한 번, 마지막으로 한 번, 또, 또 한 번! 순간은 편하겠지. 근데 말이야. 그 한 번들로 사람은 변하는 거야. – 박새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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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레인 제로에 도전하다
“저희는 절대로 실수하지 않습니다.” 라는 말은 있을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고객도 안다.
아니, 순진한 고객은 어쩌면 이 말을 믿을 수도 있겠지만 줄눈시공자 만큼은 이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안다.
설령 몇 몇 현장은 실수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경험이 많이 쌓이더라도 현장이 많으면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다만 실수를 했을 때 고객 응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실수를 인정하고 고객에게 용서를 구하고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일 수 있다.
줄눈시공은 기술만이 전부가 아니다.
디아트는 힐스테이트 봉담 프라이드시티에서 컴플레인이 외부에 표출되는 일이 한 건도 없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아직까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믿는다.
힐스테이트 봉담 프라이드시티 줄눈은 난이도가 높다
줄눈시공에서 벽과 바닥의 난이도를 따지자면 벽이 많이 어렵다.
바닥줄눈은 액체이기 때문에 약간의 오토 레벨링의 도움을 받지만 벽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줄눈재 주입보다 먼저 이루어지는 작업은 기존의 백시멘트를 제거하는 것인데 힐스테이트 봉담 프라이드시티 아파트의 벽 줄눈은 너무 단단하다.
특히 부부욕실 벽 줄눈이 너무 단단해서 바닥 단단한 것은 잊어 버릴 지경이다.
타일의 파손 없이 일정 깊이 만큼 기존 줄눈재를 제거해야 하는데 도대체 백시멘트에 무엇을 첨가했는지 너무 단단해서 제거에 애를 먹었다.
벽 타일은 바닥 타일과 다르게 도기질 타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파손의 우려 또한 크다.
발코니 타일은 일명 쪽타일 형태라 손도 많이 잡히고 특히 발코니 테두리 부분까지 서비스를 하자니 줄눈시공 시간이 많이 길어진다.
하지만 나는 이미 고객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아무리 오래 소요되더라도 조심조심 시공을 해야만 했다.
줄눈시공이 어렵고 비용 또한 파격적인 할인을 했지만 퀄리티까지 낮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러니 컴플레인이 아직은 제로이다.
한 예민 하신 고객은 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
진상 고객이네, 까칠한 고객이네, 등등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과연 지금까지 내가 줄눈 일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래! 이 고객만 만족시키면 내 실력은 한 단계 더 발전한다’ 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리고 예민한 고객에게 오케이 사인을 받았을 때 그 안도감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도 약간 난해한 현장의 의뢰가 들어오면 습관적으로 가지는 생각이다.
‘작품 하나 만들어 보자.’ 라는 오기로 줄눈시공에 임한다.
나이 어린 고객에게 머리 숙이고 무릎 꿇지 않는 것이 자존심이 아니라 이런게 진짜 자존심이라고 나는 말한다.
누군가는 그깟 줄눈 하나 가지고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내 바둑이듯이 그래도 내 줄눈이기 때문이다.
자! 다음. 내 실력을 업그레이드 해 주실 분 오시라.
받으러 와도 고마운 사람이 되고 싶다
역대 최고의 더위를 견뎌야 하는 만큼 물과 음료수를 단단히 준비했다.
차 뒷좌석에 한가득 싣고 현장을 갔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뒷좌석의 음료수가 줄지 않고 오히려 없던 음료수가 더 생겨났다.
일을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자랑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고객님들의 마음 씀씀이 만큼은 자랑하고 싶다.
먹고 마실 것에 더해 줄눈시공 비용까지 더 많이 주셨다.
한 두 사람이 아니다.
줄눈시공이라는 노동을 제공하고 그기에 합당한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한데도 왜 고객은 감사해 하고 나는 더 고마울까?
팁이란 이렇게 받아야 한다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다.
도대체 홍보를 어떻게 해야 줄눈 잘한다고 소문이 날까?
내가 하지 않는 말, 하지 못하는 말, 싫어하는 말들이 있다.
대표가 직접 시공합니다. 하루 한 집 시공합니다. 케라폭시가 정답입니다.
나는 부끄럽고 걱정되고 미안해서라도 도저히 저런 말을 할 수가 없다.
힐스테이트 봉담 프라이드시티 공동구매 단톡방에서도 나는 직접 시공한다는 말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고객들은 나를 믿고 줄눈시공을 맡겨 주신다. 심지어 가장 난해한 줄눈 색상까지 알아서 해 달란다.
이러니 내가 어찌 빠질 수가 있으랴.
에필로그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고 이미 반쯤 왔으니 힐스테이트 봉담 프라이드시티도 거의 다 왔다.
나도 가끔은 지치고 힘들 때 “그래! 지금까지 잘 해왔어. 앞으로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라는 위로를 받고 싶을 때도 있더라.
누가 나의 이 거친 손을 좀 잡아주는 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