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마린푸르지오! 5년된 아파트다.
다음날이 이삿날인데 일정이 빠듯해서 오전에 입주청소를 하고 오후에 줄눈시공을 들어갔다.
입주청소를 하고 줄눈시공을 하면 아무리 청소에 신경을 쓴다지만 물로 청소하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 최대한 청소에 신경을 써는 수 밖에.
실망에서 환호한 공용욕실
백시멘트는 어디를 가고 누런 시멘트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을까?
타일 간격도 좁고 한 눈에 봐도 작업이 힘들 것 같다. 실망이다.
그런데 칼을 대 보는 순간 환호했다. 마치 백시멘트를 며칠 전에 시공한 것 처럼 너무 잘 파졌다.
그래! 가끔 이런 현장도 있어야 줄눈시공 할 맛도 나는 거지.
보통 욕실을 리모델링을 할 때 기존의 타일을 제거하고 하거나 그 위에 덧방을 하기도 한다.
덧방을 했을 때의 장점은 일단 철거비가 아껴지고 방수공사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단점은 타일의 두께 만큼 바닥이 높아져서 문을 열 때 실내화가 걸릴 수도 있다는 정도다. 이 세대는 변기도 그대로 두고 타일을 덧방했다.
타일을 제거했는지 덧방을 했는지는 보통 유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진처럼 유가가 움푹 꺼져 있으면 100% 덧방이라고 보면 된다.
어쩌다 제대로 타일 시공하시는 분을 만나면 기존 유가를 철거하고 타일면까지 올려서 재시공 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주 드문 케이스라 보면 된다.
환호에서 다시 실망한 부부욕실
부부욕실에서 환호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칼이 미끄러진다. 날카로운 전용 수공구로도 백시멘트 제거가 안되어서 결국 그라인더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라인더 작업에도 난이도가 다르다.
이 현장은 백시멘트의 강도가 그라인더 속도가 느려질만큼 너무 단단해서 평소보다 작업시간이 더 많이 소요됐다.
우리가 시공하는 줄눈이 이처럼 단단하게 잘 붙어 있으면 좋으련만…
욕조 하부는 실리콘 시공이 정석이다
왜 타일 모서리나 욕조 부분의 마감은 실리콘일까?
실리콘처럼 탄성이 있는 재료가 아니면 충격에 잘 깨지기 때문이다.
줄눈시공업자가 ‘실리콘 오염방지’ 라는 품목으로 주방 선반, 욕조 테두리, 욕실 젠다이에 실리콘이 시공되어 있는 부분을 줄눈재로 코팅을 한다.
물론 나도 고객이 원하면 비용을 받고 시공을 하지만 욕조 부분 만큼은 약간 꺼려진다.
주방이나 욕실 젠다이는 흔들림이 없기 때문에 실리콘 오염방지를 시공해도 괜찮은데 욕조는 충격에 흔들림이 있기 때문에 자칫 시공된 줄눈재가 깨어지는 경우가 있다.
줄눈재가 잘 붙어 있으라고 프라이머를 도포하고 시공을 하지만 욕조가 흔들릴 만큼 큰 충격에는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실리콘이 누렇게 변하거나 곰팡이가 생기면 그 때마다 실리콘 재시공을 하라고 하는 것도 번거로움이 있다.
아직은 최선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