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할 것 같은 줄눈시공
줄눈시공이란게 말로는 간단하다.
타일과 타일 사이의 백시멘트를 파 내고 그 틈에 줄눈재를 주입하면 끝. 이렇게 간단하다보니 용기 있는 분들은 과감하게 셀프줄눈을 시도한다.
그렇다면 이 쉬운 것을 왜 작게는 수 십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만원이 넘게 지불하면서 전문가에게 맡기는걸까?
일단 줄눈시공을 하는 이유부터 살펴보자.
타일과 타일 사이의 틈에 백시멘트로 충진을 하는데 백시멘트의 공극이 커서 이물질이 침투하게 된다.
특히 욕실처럼 물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곰팡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깨끗하게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황변현상으로 백시멘트가 누렇게 변하고 또한 관리가 번거로운데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줄눈시공이란 것을 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 줄눈시공을 하는 김에 색깔도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하고 싶다.
다행히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서 다양한 색상의 줄눈 재료들이 생산 된다.
그런데 이 금액이 아깝다.
TV 홈쇼핑에서도 광고를 하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크게 어려울 것 같지가 않다. 도전!!!!
셀프 줄눈시공이 망하는 상황
먼저 백시멘트를 제거해야 한단다. 뭘로 제거를 하지?
우리에겐 인터넷이 있다. 줄눈제거기로 검색하니 싸게는 몇 천원대부터 전동공구만 아니면 몇 만원대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줄눈 재료도 만원대면 구입이 된다.
여기서부터 첫번째 난관이다.
TV에서 보거나 유튜브에서 봤을 땐 쉽게 제거를 하던데 현실은 다르다.
뭐가 문제일까? 요령이 없는 걸까? 힘이 약한 걸까?
사실 타일을 갖 시공했을 때는 백시멘트의 강도가 약해서 커터칼로도 제거가 되기도 하지만 시멘트라는 것이 100년 동안 서서히 경화되어 가는 성질이 있다.
물을 만나면 더욱 빨리 단단해진다. 그래서 구축 현장은 시공비가 더 비싸다.
줄눈제거기와 재료를 돈을 들여서 샀는데 시작도 안해보고 포기할 순 없지.
겨우겨우 힘들게 백시멘트를 제거를 하는데 사실 얼마만큼 깊게 파야 하는지를 가늠이 안된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최소 3mm 는 되어야 한다는데 그 깊이를 자로 재기도 어렵고 타일 간격이 좁은 곳은 도저히 그 깊이만큼 제거가 안된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
감추고 싶은 사실이지만 중간중간 타일에 기스도 나고 모서리 부분이 파손되기도 했다.
가까이에서 안보면 잘 안보이니 나만 알고 넘어가자.
최선을 다해 백시멘트를 제거하고 청소를 하고 나니 줄눈제 주입이 기다리고 있다.
TV 홈쇼핑에서 보듯이 시공을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TV에서는 보기 좋게 깔끔하게 되던데 내가 하니 안된다. 줄눈이 삐뚤빼뚤하고 타일 주변이 지저분하다.
번들거림도 많고 줄눈재도 처음에는 튜브에서 잘 나오다가 이젠 제법 힘을 줘야 나온다.
이젠 포기할래야 포기할 수 없는 단계다. 마무리를 하긴 했는데… 이건 아니다. 도대체 저 뻥 뚤린 구멍은 뭐야?
그까짓 거 내가 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삐뚤빼뚤한 줄눈 라인과 지저분한 타일을 보고 있자니 난감하다.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해서 제법 잘 할것 같은 업체에 전화를 하니 처음 알아봤던 가격보다 배 이상 비싸게 부른다.
그 이유인 즉 줄눈은 재시공이 훨씬 어렵단다. 차라리 손을 대지나 말 것을.
재료비는 재료비대로 썼고 고생한 내 노동력은 어디서 보상받을 길도 없다.
몸으로 하는 일을 글과 눈으로 배우면 이런 사달이 난다.
어쩌다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소위 ‘금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똥손’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호수에 유유자적 떠 다니는 고니가 아름다워 보이지만 물 밑에서는 열심히 발길질을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프로가 하는 줄눈시공
현장 점검
먼저 현장 상황을 점검한다. 타일의 파손이 있는 곳이나 시공상태 등을 점검한다.
하자가 있다면 작업전에 고객에게 확인을 시키거나 사진으로 증거를 남겨서 차후 분쟁의 소지를 미연에 차단한다.
백시멘트 제거
이제 타일과 타일 사이의 백시멘트를 제거해야 한다.
타일 간격이 좁으면 좁은대로 넓으면 넓은대로 기스나 파손 없이 주의해서 백시멘트를 제거한다.
백시멘트를 제거할 때도 타일의 기울기와 단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욕실의 가장자리 부분은 물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 제법 기울기가 잡혀 있는 부분이 있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타일이 시공된 대로 백시멘트를 제거하면 나중에 분명 문제가 생긴다.
줄눈제의 특성을 파악해서 파 내는 깊이도 조절해야 한다.
타일 간격이 좁은데 억지로 파 내려다 보면 타일 옆면의 손상이 있을 수도 있고 타일 간격이 넓으면 조금 더 깊게 파서 충분한 부착력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타일의 시공상태가 가로 세로가 약간 어긋나 있으면 타일 모서리 부분이 파손되기 십상이다.
약간의 파손은 줄눈제로 감춰질 수 있지만 파손 부위가 넓으면 아무리 시공을 잘해도 감추는데 한계가 있다.
청소
백시멘트 제거가 끝났으면 청소를 해야 한다.
청소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청소를 하면서 백시멘트 제거가 덜 된 부분이라든지 실수로 제거가 안 된 부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일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그 부분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야 청소를 하면서 보는 눈이 생긴다.
청소의 상태에 따라서 줄눈제의 부착력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타일 사이에 백시멘트 가루가 남아 있으면 줄눈 탈락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결과물이 깔끔하지가 못하다.
메꿈
청소가 끝났으면 메꿈을 해야 한다.
백시멘트가 꽉꽉 충진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페이스트 상태에서 시공되어지다 보니 꼼꼼하게 충진하지 않으면 중간중간 구멍이 생긴다.
그 구멍을 메우지 않고 시공하게 되면 액체 상태인 줄눈제가 구멍 사이로 흘러 버린다. 하자의 원인이다.
메꿈을 할 때도 그 구멍만 메워야 하는데 얼렁뚱땅 메꿈을 하게 되면 기껏 열심히 파 냈던 홈을 다시 메우게 되니 이 공정도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초보일 때는 그 구멍도 잘 안보인다.
메꿈이 끝났으면 본격적으로 줄눈시공을 할 차례다.
수직제 시공
줄눈재는 바닥제와 수직제로 나뉘어지는데 바닥제는 액체, 수직제는 젤리 같은 점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울기가 심한 곳이나 변기테두리, 바닥 배수구 부분이 주로 수직제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수직제 작업은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변기테두리 같은 부분은 마감 상태에 따라 퀄리티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현장은 변기가 잘 앉혀져서 테두리 부분이 보기 좋게 모양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현장은 변기테두리가 너무 두꺼워서 모양이 예쁘지 않은 경우도 있다
헤라질을 수 십번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변기 테두리의 마감의 재료가 백시멘트인 경우와 실리콘인 경우가 있는데 보통 실리콘으로 마감이 되어 있으면 작업이 더 까다롭다.
실리콘으로 마감이 되어 있으면 수직제가 쉽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미리 프라이머를 도포하고 작업을 해야 그나마 하자가 덜 생긴다.
습관적으로 변기테두리 부분만 수직제 작업을 하지 말고 기울기가 너무 심한 타일 부분도 수직제로 시공을 해야 나중에 바닥제를 시공할 때 애를 덜 먹는다.
바닥제 시공
수직제 작업이 끝났다면 최종 바닥제 작업이 남았다.
줄눈시공의 90% 이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하이라이트이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
바닥제는 기름병 같은 줄눈용 튜브에 넣어서 시공을 하는데 줄눈의 간격을 고려해서 뚜껑을 절단한다.
당연하게도 타일 간격이 좁으면 구멍을 작게 뚫어야 하고 간격이 넓으면 구멍을 크게 뚫어야 한다.
그런데 타일의 간격이 일률적으로 좁거나 일률적으로 넓지가 않다. 여기서 경험이 발휘된다.
꼭지 부분을 사선으로 잘라서 타일의 간격에 따라 흘러 나오는 바닥제의 양을 조절한다.
바닥제의 양을 조절하는 방법으로는 구멍의 크기, 튜브를 누르는 압력, 튜브의 기울기, 주입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데 이 네가지가 모두 경험의 영역이다.
바닥제는 한 번에 주입을 해야 균일한 색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데 프로일수록 빨리, 잘 주입한다.
꼼꼼하게 한다고 천천히 작업하게 되면 오히려 더 못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줄눈재는 혼합과 동시에 경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그리고 잘 주입하는 것이 키포인트다. 말로는 쉽다.
이로써 줄눈시공이 끝났지만 다시 한번 더 확인해야 한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틈이 있어서 줄눈재가 가라 앉는다거나 타일의 기울기가 심해서 낮은 곳으로 줄눈액이 뭉친다거나 하는 것을 확인해야 재방문을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가끔은 뭐가 씌였는지 바로 눈 앞에 한 줄이 빠졌는데도 못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유가 무엇이든 이런 하자로 재방문을 하게 되면 고객과 시공자 모두에게 마이너스다.
줄눈시공업체 선정기준이 뭘까?
줄눈 시공을 많이 하는 업체, 업력이 오래된 업체, 규모가 큰 업체, 시공 사진이 깔끔하고 예쁜 업체, 거주지와 가까운 업체, 가격이 저렴한 업체 등등
너무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는 왠지 퀄리티가 떨어질 것 같고 가격이 비싼 업체를 고르기엔 바가지 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나름 꼼꼼하게 따진 조건들이 소위 ‘블로그 작업‘을 통해 변조와 과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줄눈시공업체 선정시 조금이나마 실패가 덜 할 확률을 소개한다.
- 사업체의 업력 – 사업자 등록증에 바꿀 수 없는 유일한 정보가 있다. 바로 개업연월일이다.
신규 업체라고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오래된 업체가 경험적으로 잘 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 또한 구분이 힘들다. 왜냐하면 타 업종에서 전환을 했더라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사업장의 유무 – 줄눈시공이란게 현장에서 이루어 지는 작업이기에 굳이 사업장이 있을 필요는 없지만 사업장이 있다는 것 만으로 심리적인 신뢰가 간다.
디아트 또한 오래도록 사업장이 없었던 적이 있기에 사업장의 유무가 실력을 판가름할 잣대는 결코 아니지만…
- 사업체의 평판 – 대표적으로 공동구매 참여 유무나 지역 맘 카페의 평판을 통해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이 글을 주인인 디아트를 선택하는 것 뿐이다.(설마 그럴리야 있겠나?)